자카르타의 자전거 라이딩 환경은 한국에 비해 비교적 좋은 편이다. 비교하기 나름이지만 공휴일 해가 뜨기 전까지 수디르만 대로를 많은 사람들이 그룹라이딩을 한다. 현지인들의 라이딩 실력도 한국 동호인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하물며 장비는 유행에 따라서 많은 고가의 장비를 흔하게 볼 수 있는 분위기이다. 펜데믹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자전거 취미로 왔다가 펜데믹이 풀리면서 그 거품이 빠지고 이제는 오랜 시간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만 남은 듯한 분위기다.
한국인 출장자, 주재원, 교민들 중에도 자전거 취미를 가지신 분들이 종종 계셔서 인맥이 닿는 분들은 공휴일에 함께 라이딩을 하고 있는데 그 숫자가 많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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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여하는 모임은 토요일 아침 5시 45분 수디르만 FX Mall 앞에서 출발한다. 수디르만 뺑뺑이를 도는 경우도 있고 꾸닝안, 뽄독인다 쪽으로 크게 도는 경우도 있다. 인원이 많지 않아서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서 코스를 정하는 편이다.
내가 속해 있는 모임 말고도 현지인들 모임이 아주 다양하게 있다. 대부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통해서 Group 활동을 하고 있다. 모임 장소도 수디르만 대로 로터리, 꾸닝안몰 입구, 스나얀 몰 주차장 등 다양한 곳에서 집결을 한다.
도로 전체를 통제해주는 일은 수디르만 도로에서 마라톤이나 걷기 행사 같은 대형 행사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 거의 통제하는 일은 없다. 한국의 도심라이딩 문화와 사뭇 다른 모습은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가 함께 도로를 달리는데 크락션을 누르거나 위협적인 운전을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자전거에게 양보를 한다. 수적으로 해가 뜨기 전까지는 절대적으로 자전거의 수가 많기 때문에 나름 문화로 정착한 모습이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라이딩 풍경과 문화를 뽑으라고 하면 도심 라이딩을 하는 시간에 길거리 찍사들이 곳곳에서 사진을 찍어준다는 것이다. 그들은 무작위로 사진을 찍고 그들의 인스타그램과 구글포토를 통해서 워터마크가 들어간 사진을 게시하고 원하는 사람에게 원본 사진을 판매하는 장사를 한다. 3장에 한국돈으로 만원 정도의 가격을 받는다. 정해진 가격이 있는 게 아니라 판매자와 협의하기 나름이다.
조금 규모가 있는 Group의 경우에는 안전과 사진촬영을 위해서 담당 오토바이가 따라 붙는 경우가 많다. 인건비가 싸고 오토바이가 일상인 나라이기에 가능한 문화이다. 주요 지점에서 교통 통제와 교차로에서 차량의 차선변경으로 인해 자전거 타는 그룹의 안전을 위해할까 봐 미리미리 쫓아다니면서 통제해 준다. 그리고 라이딩하는 모습을 촬영도 해준다. 개인이 1:1로 데리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해당 Group에서 알바 형식으로 채용하는 것 같다.
수디르만 도로 외에도 자카르타 대부분의 도로에 자전거 전용 차선이 그려져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차선은 대부분 라이딩을 하는 시간에 오토바이 주차장이 되어 버린 곳이 많다. 한마디로 있으나마나 한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그들을 욕하거나 하고 싶지는 않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차들과 뒤섞여서 라이딩을 하고 오토바이들과 함께 자전거가 달려도 불만은 갖은 운전자들이 없는 만큼 큰 의미는 없다.
평소 토요일에 라이딩하는 나의 라이딩 코스는 뽄독인다 집에서 출발해서 스나얀 FX Mall 앞에서 집결하고 수디르만 도로를 뺑뺑이 도는 코스로 대략 50~60 km 정도 라이딩을 한다.
대부분의 Group Riding 속도는 약 30~40 km/h 정도이다. 꼭 내가 속해 있는 Group이 아니더라도 내 실력 / 컨디션에 따라 지나가는 Group에 붙어서 Riding을 해도 전혀 눈치 보이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그러다가 현지인들과 친해지는 경우도 있고 한국과 달리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거의 없는 나라다 보니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이다. 아무 Group에나 붙어서 타다가 빠르다 싶으면 다른 Group으로 갈아타고, 코스가 마음에 안 든다 생각되면 또 다른 Group과 함께 타면 된다.
도심라이딩이라고 해서 안전을 우려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 내 생각에는 한국에서 한강 라이딩하는 것보다 해뜨기 전까지 수디르만에서 자전거 타는게 더 안전한 듯하다. 자동차,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생각하는 자전거에 대한 인식도 한국과는 많이 다르고 조바심 없고 빨리빨리 문화가 없는 민족적 특성이 한몫하는 것이겠지만 아침 운동시간의 라이딩을 하면서 안전상의 문제는 크게 염려할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안전장비 (후미등, 헬멧, 장갑 등)을 필수로 챙기고 무언의 약속으로 정해진 해 뜨는 시간까지의 수디르만 라이딩은 크게 우려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나와 함께 라이딩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5시 45분에 모여서 6시 전에 라이딩을 시작하고 7시경 마무리 한다. 국룰처럼 라이딩 후 스벅에서 음료 한잔 마시면서 자카르타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도 서로서로 회사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면서 친목을 다지는 편이다.
외국생활을 하면서 취미이자 운동으로 하는 아침 라이딩은 아는 사람 별로 없는 낯선 땅에서 인맥도 넓히고 대화상대도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업무를 떠나서 현지인과 친구가 될 기회도 생기고 땀 흘리며 친해진 사이는 많은 것이 용서가 되는 사이로 발전하기 나름이니... 적극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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